5화:: 드라마 스페셜 선우선과 이태성 <옆집 아줌마>
극본: 권기영
연출: 황의경
출연: 선우선(미주 역), 이태성(병훈 역)
방송일: 2010년 6월 19일(토) 밤 11시 15분, KBS 2TV
기획의도: 선우선과 이태성은 아직은 세공 중인 보석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전작인 “내조의 여왕”,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살맛납니다.”와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배우로서의 세공이 끝났을 때 그들이 얼마나 찬란하게 빛날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만들었다.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웰메이드 단막극을 지향하는 KBS드라마스페셜은 “단막”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만들어가는 과정”,
무엇인가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찾고자,
이번 회의 이름을 “선우선과 이태성”으로 정했다
줄거리
절친인 민철이 여자친구 소희를 채가 결혼하던 날,
병훈은 피로연장에서 홀로 소주를 마시다가 미주를 떠올린다.
청주 교도소에 살인죄로 복역하고 있는 미주와 병훈은 3년에 걸쳐 미스테리한 과거를 공유하고 있다.
이야기는 시간의 씨줄과 날줄이 복잡하게 뒤엉킨 채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두 남녀 사이의 비밀 속으로 얽혀든다.
절친한 친구인 민철이 여자 친구와 동침하는 장면을 목격한 병훈은 술을 퍼마신 채 귀가한다.
몸도 가누지 못할 만큼 취한 병훈은 옆방을 자기 집으로 착각하고, 옆집 아줌마 미주의 신발에 토하고야 만다.
짜증을 내는 미주 앞에서 병훈은 끝내 찌질하게 눈물을 보인다.
며칠 뒤, 보험설계사가 되어 미주가 일하는 국수집에 나타난 병훈은 신발에 토한 일을 사과하고,
미주는 신발 대신에 노트북을 쓰도록 해달라고 말하는데...
선우선(미주 역)
아르헨티나를 꿈꾸는 옆집 아줌마.
폭력 남편한테서 끊임없이 구타를 당하면서도 저항마저 포기한 채 시들어가는 인생을 그저 묵묵히 버티던 중,
옆집 총각 병훈을 만나며 새로운 인생을 맞이한다.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교도소에 복역 중이지만, 담당 형사는 미주의 살인혐의에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을 느끼는데...
이태성(병훈 역)
취업 백수였다가 보험설계사로 벌어먹고 사는 인물.
가장 친한 친구한테 애인을 뺏길 정도로 어눌한 청년이다.
하지만 옆집 아줌마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부터 자신도 어쩔 수 없이 치명적인 사랑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옆집 아줌마>는 현재와 과거인 3년 전, 그리고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순간 등...어찌보면 굉장히 정신없는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볼 수록 자꾸 그래서 그때 어떻게 된 거야? 라는 궁금증과 함께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게 빠져 들어간다.
부끄러운 듯 하면서 몹시 기쁜 듯한 그녀.
그리고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간다는 친구에게 알록달록한 티를 사오라는 부탁을 한다. 커플티로... 결혼식장은 나온 병훈은 택시를 타고 청주교도소로 향한다. 운전기사의 "거기 애인이라도 있는 가 봐요?" 라는 질문에 대답한다."옆집 아줌마요."라고...왜 그는 옆집 아줌마를 면회가는 걸까? 그녀는 누구일까? 라는 궁금증이 생기는 순간 화면은 과거로 돌아간다.
"옆집 아줌마요"
오형사: 관계는 옆집 아줌마다? 그러니까 옆집 아줌마가 옆집 총각을 꼬셨다~ 같이 남편 죽이고 같이 도망가자고~오?
미주: 남편 죽여 달라고 꼬신 건 아니구요.
오형사: 그럼 뭐 하자고 꼬셨는데? 어? 도대체 어떻게 뭘루, 왜 꼬시셨냐구~윤미주씨?
오형사: 말해봐 누가 죽였어? 둘이 짜고 같이 죽인거야? 그런거야? 왜 대답을 안 해? 대답을 누가 죽였냐구?
병훈이 옛일을 생각하며 찾아 간 청주교도소에 옆집 아줌마 윤미주는 없었다. 가석방으로 풀려났다고 한다.
병훈은 국가기밀도 아닌데 어디 갔는지 알려 달라고 우겨 보지만 알려 줄 수 없다는 대답만 듣게 된다.
그리고 예전에 살던 그 집으로 찾아가 보지만 역시 어디에서도 그녀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예전에 살던 집에서 그녀와의 만남을 회상하는 병훈. 백수청년 병훈은 사랑하는 연인과 가장 친한 친구가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목격하고 술에 취해 자신의 집으로 착각한 옆집 문을 열려고 용을 쓰고 있었다. 그때 집안에서 나온 미주를 붙잡고 술주정겸 하소연을 한다. 그러더니 "에이~~ 쪽팔리게 남에 우는 걸 왜 봐요 아줌마 뭘 봐요?" 이러며 주정을 한다. 거기다 더해서 급기야는 그녀의 앞에다 구토를 하는 실수를 한다. 며칠이 지난 후 병훈은 보험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고 다시 만나게 된 미주에게 그때 일을 사과 하며 신세를 갚고 싶다고 한다. 미주는 자신의 집 컴퓨터가 박살이 났다는 말을 하고 병훈은 사례 대신 자신의 집에서 컴퓨터를 사용 하라고 한다.
병훈: 전 신세 갚는 차원에서...
미주: 우리집 컴퓨터가 박살이 났거든..
병훈: 에? 어쩌다가 컴퓨터를 박살을 내요?
미주: 내가 박살낸거 아니야
병훈: 어...네.
미주: 그래서 컴퓨터 좀......아니야.
병훈: 컴퓨터 뭐요? 빌려 달라구요?
미주: 아니야 됐어.
병훈: 아이~ 쓰세요. 저는 별로 컴퓨터 쓸 일도 없구요~ 또 그래야 제 마음도 편하구요.
어느 비오는 날 피시방에 가려는 미주를 병훈은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컴퓨터를 빌려주고 그 날 이후 그들의 약간은 아슬아슬한 관계가 시작 된다. 옆집 아줌마 미주에게는 꿈이 있었다. 아르헨티나로 떠나려는 꿈이. 그래서 병훈의 컴퓨터로 열심히 스페인어 공부를 하고 있고 병훈은 미주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매일 매일 그녀가 올 시간을 기다린다.
병훈이 미주가 일하는 국수집으로 찾아 와서 이왕이면 아줌마네서 팔아주러 왔다고 하자 미주는 "난 주인 아니야 손님이 없을 수 록 좋은 종업원이지" 라고 말하지만 하루종일 굶었다는 병훈에게 엄청난 양의 국수를 내어준다~그리고는 놀라는 병훈을 뒤로 하고 무표정으로 하던 일을 계속하는 쿨함을 보이다.ㅋㅋ 아마도 국수에 미주의 정성스런 마음도 가득 담겨 있을 듯 하다.
병훈: 건배 정도는 해야죠 우리사이에
미주: 우리 사이?
병훈: 아줌마 일분이 얼마나 긴 줄 알아요? 하~나두 몰랐는데.. 오늘 처음 알았는데..무지하게 길더라구요.1분 1분이 열나게
길어요.그런데 아줌마! 아줌마랑 내가 보낸 1분이 대충 계산해두...3000분이 넘네~ 우리가 그런 사이에요.
미주: 심심해. 그런 계산하게?
병훈: 어쨌든 아줌마가 내 인생에 3000분 이상 끼어들었어요.
미주: 난 누구 인생에도 끼어들지 않아.
병훈: 끼어들었어요.(미주가 공부하는 스페인어로 인사를 하는 병훈) 내가 스페인어를 배울 줄 누가 알았어? 아줌마 나비효
과 알아요? 작은 변화가 우주까지 변화시킨다는 거...
미주: 그러니까 나 땜에 내가 니 인생에 끼어 들어서 우주가 바뀌었다...그거니?
병훈: 네~~~
미주: 훗...미친놈 일세?
병훈: 지난 번에 보니까 둘이 그냥. 아니.. 왜 뻑하면 TV를 크게 틀어놔? 칫~ 뭣들 하실라구? 아후...
그래서 아줌만 아줌마 남편 사랑해요?
미주: 까불지마!
미주: 무슨 짓이...(병훈을 쳐다 보며 차갑게 묻는다) 무슨 뜻이야?
병훈: 아니 뭐 무슨 뜻이라기 보다...뭐..그냥
미주: (병훈의 손을 밀어내고 또 차갑게 말한다) 난 애랑은 안해!
우산을 함께 쓰고 집으로 오던 중 병훈은 미주의 손을 잡고 미주는 무슨 뜻이냐며 정색을 한다. 그날 밤 오지 않는 미주를 기다리며 주인 없는 의자를 보며 병훈은 혼잣말을 한다. "나두요~~~ 아줌마 유부녀인거 다 알거든요 내가 몰라서 그러는게 아니라 내가 어쩔려는게 아니라..아줌마가 그냥....근데 나 애 아니거든요. 나....애 아냐! 아줌마!"
그 이후 미주는 더이상 병훈의 방으로 공부하러 오지 않고, 어느 날 TV소리가 크게 울리던 날 병훈은 미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게 된다. 병훈이 질투하며 말했던 TV소리가 커질때 미주가 어떤 일을 당하는 건지...그 진실을 알게 된다.
옆집에서 구타가 이루어지는 동안 병훈은 문밖에서 안절부절 못하고 서성이고 늦은 시간 집을 빠져 나오는 미주를 따라 간다.
국수집으로 간 그녀는 미친 듯이 꾸역꾸역 국수를 입속으로 밀어 넣고... 병훈은 그녀를 말리며 멍든 다리에 약을 발라주며 말한다. "우리 내일 아르헨티나 갈래요?"
버스 차창으로 비치는 햇살을 받은 미주의 밝은 모습이 참 아름답다. 항상 어둡고 우울한 무표정의 그녀였는데...
저렇게 미소 지을 줄 아는 여자인데...문득 미주에게는 얼마만의 외출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3년전 미주의 취조장면으로 이어진다.
오형사: 그 말이 거기서 나왔구만 화장실. 그러니까 그거 아냐~ 윤미주 당신 지켜 주겠다고 김병훈이가 장우섭 죽인거잖아~
안그래?
미주: 형사님이 듣고 싶은 대로 말할까요? 아니면 내가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할까요?
오형사: 둘 다 구라 일수도 있다는 말로 들리네~~
미주는이야기 한다. 남편이 주인여자에게서 병훈과 미주 사이를 듣고는 미주를 때리며 여권을 찢었고, 미주는 여권을 돌려 달라며 남편을 밀었는데 쓰러지면서 탁자에 머리를 부딪힌다. 의식을 잃은 남편의 목을 졸라 살해 하는 장면을 때마침 들어오던 병훈이 보게 되었다. 병훈은 미주에게 사고였다고 정당방위였다고 자수를 권하지만 미주는 같이 도망 가자고 했다는게 사건의 전말 이라고 말한다.그러나 오형사는 내가 살아있는 거짓말 탐지기 라며 미주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다. 오형사가 전화를 받으며 자리를 비운사이 미주는 그 날을 다시 회상한다.
미주: 잘들어 넌 여기 없었어. 아무것도 못 본거야. 가!
둘이 미주의 집안에서 나오는 걸 집주인 여자가 목격하게 되고 둘은 그 길로 도주를 한다. 그러나 미주와 병훈은 도주를
하던 중 불안한 마음에 서로 다투게 된다.
미주: 너 바보니? 멍청한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까지 멍청해?
병훈: 안잡혔으면 됐잖아요
미주: 안잡혔으면 됐잖아요? 너 같은 애를 믿고 내가...
병훈: 아줌나가 그렇게 말하면 안돼지~ 내가 누구때문에 이러고 왜 이모양 이꼴이 됐는데?
.....
병훈: 어우..어 미안해요 실언했어
미주: 틀린말....아니야.
병훈: 아니 틀린말이야. 진심 아니였어. 미쳤었어. 돌았었어 잠깐.
주유소에서 병훈은 화장실에 간 미주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중 경찰을 보고 당황한다.
미주: 가자
병훈: 어..어디루요?
미주: 바다! 바다가 좋겠다.
병훈: 나 있잖아요. 아줌마 사랑해요
미주: 흠..니가 신고해. 나 신고해~ 병훈아.
미주: 넌 그냥 목격만 한 거야. 내 사정 아니까 날 자수 시키려고 했는데 내가 그냥 도망쳐 버렸어. 그래서 날 따라 온 거야. 날
위해서 날 꼭 자수 시켜야 하니까 그런데 아무리 해도 난 설득을 안당하고 그래서 넌 날 위해서 신고 한 거야 어차피 잡힐
거면 하루라도 빠른게 나니까
병훈: 어떻게 그래 내가 어떻게 아줌마를 신고해?
미주: 해! 해줘 병훈아 이게 최선이야
병훈: 그러니까 아줌만 윤미주 넌 처음부터 이럴 생각 이었던 거야? 처음부터 이럴 생각으로 도망 쳤던 거냐구?
허...그것두 모르고 병신처럼 좋아서 무서웠는데 무서워 죽겠는데 그래두 좋아서...아줌마 니가 좋아서
미주: 나두 좋았어. 덕분에 무지 많은 1분을 같이 보냈잖아
병훈은 미주와 함께 갔던 그 바닷가에 가보지만 역시나 그녀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답답한 병훈은 담당형사였던 오형사를 찾아서 만난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하소연 한다. "찾을만 한데는 다 찾아 봤어요. 처음엔 이해 안 가구 화 나구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그렇게 면회를 가두 한번을 안 만나주구 결국 이렇게 사라지구. 허..근데 알겠더라구요. 내가 아줌마라도 나 같은 놈 나같이 한심한 놈 싫겠더라구요. 근데요 오형사님 그래두 찾아야 되요.아줌마가 아무리 나 싫어해두 나 찾아야 돼요. 아줌마!
간절하게 미주를 찾는 병훈에게 오형사는 그녀가 병훈을 만나지 않는 이유를 말해준다. 병훈은 알지 못하는 그녀의 이유를...
오형사: 이건 뭐 취조는 아니고 순전히 내 개인적인 호기심인데 검거됐을때 김병훈이한테 막 배신했다고 뭐라고 했잖아.
그런데 지금은 또 지나치게 김병훈이를 보호할려구 그러는거 같구. 어째 앞뒤가 안맞어...안그래요?
미주: 남편 죽이고 옆집 총각 꼬셔서 도망친 년의 마지막... 양심 이라고 해 두세요.그걸루 부족해요?
오형사: 택두 없지~내가 윤미주씨라면 내가 안죽였더라도 김병훈이 한테 다 뒤집어 씌울라고 그랬을 텐데~
미주: ^^ 걘 모르지만 걔가 얘를 살렸거든요.
미주는 병훈과 도주하던 중 주유소 화장실에서 아이가 생긴 걸 알게 되었고, 그렇게 병훈의 곁을 떠나 기로 결심한 듯 하다.
미주의 끊어 질 듯 애절한 울음소리가 참 가슴아프게 들린다.
오형사: 자기가 죽인 전남편 애를 너한테 키우게 하기가 싫어서 연락 안하는 거야.
병훈: 아니요 아니에요 내가 죽였거든요 그러니까 그 애 아빠를 내가 죽였어요 오형사님. 내가 죽인게 아니라고 아줌마 말이
맞다고 믿었어요. 내가 날 속였어. 무서웠거든요. 그래서 아줌마가 하자는 대로 대했어. 근데 아니야...
오형사: 새끼...넌 말이 너무 많어 임마.
병훈: 웃기지 않아요? 오형사님 내가 아줌마를 지킨 게 아니 구요. 아줌마가 날 지켰어요.
미주는 병훈이 목을 졸라 죽은 남편의 목을 다시 한번 조르고는 패닉상태에 빠진 병훈에게 말한다.
미주: 똑똑히 들어. 죽인 건 나야 니가 아니라 내가 죽였어 병훈아 .날 봐! 날 봐! 시작은 니가 했지만 죽인 건 나야
끝낸 건 나라구..어?
수의를 입고 호송차를 타는 미주를 지켜보는 병훈. 그런 병훈을 보고 웃어주는 그녀 미주. 그녀는 병훈을 보며 병훈과의 추억을 떠 올린다. 병훈과 함께 여권사진을 찍던 날, 여권을 만들어서 가지고 나오던 날, 병훈이 그녀를 위해 벽에 잔뜩 붙여 놓아 준 아르헨티나 지도와 사진들...그리고 그림 앞에서 병훈이 했던말
"나 같은 놈에게도 임무가 있다면 그거 같아요. 아줌마 지켜 주는거"
벌써... 지켜 줬어. 그날 기억나니? 그날 난 죽으려구 결심 했었어. 그놈도 죽이고 나두 죽어야지. 계획을 짰었거든 근데 니가 그 계획을 망쳤어. 그리구 새계획을 짰어. 죽지 말고 살기로.. 그러니까 니가 날 살린 거야. 처음부터 넌 날 지킨 거야.
어린 딸과 함께 행복해 보이는 미주...그녀는 아이를 안고 가면서 동네 입구를 응시한다.마치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처럼. 병훈은 오늘도 미주에게 줄 알록달록한 커플티를 가지고 옛집앞 앉아 있다.기다림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모습으로.
드라마 <옆집 아줌마>는 병훈과 미주가 만날 때 마다 줄기차게 내려주시던 소나기가 또 한번 쏟아지며 막을 내린다.
드라마 제목을 소나기로 바꿔야 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만큼 자주 내렸던 저 비의 의미는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들었었다. 그냥 내 마음대로 정의 내려 보자면 병훈과 미주의 만남과 감정이 저 소나기처럼 갑작스레 이루어졌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듯이 손 쓸 틈도 없이 빠져버린 그들의 감정 이었던건 아니였을까? 소나기가 그치면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아진다. 그렇듯 미주와 병훈 두 사람 모두 더 이상 다가 갈 수 없다면 이제 그만 기다림을 접고 맑은 하늘을 보았으면 하고 바래 본다. 더 이상 비맞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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